『여지정선(輿地精選)』은 김상집(金商楫:1844~1913)이 조부 김노수(金魯洙)가 초(抄)해 두었던 책이 오래되어 낡고 찢어지자 1886년에 다시 필사한 것이다. 김상집은 본관이 경주이고 자(字)는 천서(川瑞), 호(號)는 노주(蘆洲), 일취(日翠)로 충남 보령의 남포에 거주하였다. 덕행과 학식으로 이름이 났고 많은 문사들이 따랐다. 김상집은 구한말 외세..
펼쳐보기
『여지정선(輿地精選)』은 김상집(金商楫:1844~1913)이 조부 김노수(金魯洙)가 초(抄)해 두었던 책이 오래되어 낡고 찢어지자 1886년에 다시 필사한 것이다. 김상집은 본관이 경주이고 자(字)는 천서(川瑞), 호(號)는 노주(蘆洲), 일취(日翠)로 충남 보령의 남포에 거주하였다. 덕행과 학식으로 이름이 났고 많은 문사들이 따랐다. 김상집은 구한말 외세와 교류가 활발해지고 예의와 풍속이 변화하는 것을 애통하게 여겼다. 이에 우리나라의 역사와 풍속을 중시하여 경주 김씨 집안의 족보를 편찬하고 많은 문헌에서 가려 뽑아 조선의 여성 역사서인 『본조여사(本朝女史)』를 엮었다. 또 조선의 지리와 풍속을 소개하는 『여지정선』을 다시 쓰고, 후에 그 앞에 본인이 편찬한 족보와 『본조여사』, 『여지정선』에 대한 서문을 붙였다. 세 책의 합서(合序)를 통해 김상집이 이 세 가지 작업의 의의를 종합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서문에서 『여지정선』이 홍만종(洪萬鍾)의 『순오지(旬五志)』에서 나온 것이라 했지만, 실제로 이 책은 이중환(李重煥)의 『택리지(擇里志)』를 저본으로 한 것이다. 『여지정선』에는 『택리지』의 서문과 발문이 없으며 책 뒤에 홍만종과 그가 교유하던 인사들의 시 몇 수를 부기(附記)하고 홍만종을 『순오지』의 저자로 소개하였는데, 이 때문에 김상집이 『여지정선』의 저본을 『순오지』로 추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해제: 서경희)
접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