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문화』는 1945년 12월 1일 여성문화사에서 창간한 해방기 최초의 여성잡지이다. 현재 확인 가능한 호수가 창간호와 1946년 8월 1일에 나온 제1권제2집 두 책뿐인데 두 호의 발행일자 차이가 크고 편집겸발행인이 다른 점 등으로 이 둘이 같은 잡지인지 의아한 생각을 갖게 하기도 한다. 이에 두 호의 차이를 대조해가며 『여성문화』가 어떤 잡지였는지에 대해 살펴보겠다.
창간호의 편집겸발행인은 오승원(吳承元), 국판에 64면으로 되어 있고, 제1권 제2집의 편집겸발행인은 곽하신(郭夏信)으로 68면이다. 모두 여성문화사에서 냈는데 전자의 주소는 본정 2정목이고 후자는 다옥정으로 되어 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1945년 12월에 창간호를 내고 무려 8개월 후에 2호를 내면서 창간호의 편집후기를 쓴 ‘K H S’, 곧 곽하신이 2호의 편집겸발행인이 되었다.
창간호를 보면 여운형, 이극로, 이태준, 이원조, 엄흥섭, 박태원 등이 등장하여 좌익 편향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는데 반면에 정태용, 조연현, 곽하신, 김오남 등도 등장하고 있어 절대로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다. 물론 해방된 직후 당시에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좌우익의 편가름은 절대로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창간호에 소설을 쓰고 편집후기도 쓴 곽하신이 발행한 2호는 확실히 색채가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허하백, 고명자, 이각경, 서영채 황현숙 등 여성 필자를 대거 수용하였으며, 창간호에는 보이지 않았던 서정주, 조지훈, 곽종원, 최태응 등이 나타난 것으로 볼 때 그 변화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부분적 논의를 떠나 거시적으로 평가한다면, 창간호의 경우 「여성단체소개」, 「여성운동의 현단계」, 「건국운동에 대하여」 등의 글이 수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여성들에게 사회변화를 알리고 적극적으로 활동 내지 참여하기를 권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에 반해 2호는 「연예계 名星」, 「만화 멍텅구리할아버지」, 「올림픽이야기」 등으로 볼 때 훨씬 더 오락·취미 성격이 강해진 것으로 볼 수밖에 없겠다. (해제: 오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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