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橋回傳
小僮來 見書爲慰 且病少歇者爲喜 今始寫出近齋先生諡狀-仲習筆-又裁別紙及京札於朴叔道矣 但未知貰去人貰錢路費之爲幾許 不得入錄于別紙中 量宜問之而 詳細報來於今日內 可也 各處書則 姑未裁而 所患今日如或譴却則 當今明間裁出矣 無論某人 必求其十分着實者 送之 可也 任白之訟 關我甚事 只是公共也 然不必對人言之 取人之疑也 白邁修亦來見而往 從白參奉周鎭云耳 補中益氣湯 無方文可怪 此亦錄送可也 只是醫書所載而已耶 汝兄往坪里不來耳 餘不具
五月卄五日父
明日早食後 欲往省親山耳
청교(靑橋)에 돌아가는 인편에 전함
소동(小僮)이 가져온 편지를 보니 위로가 된다. 또 병이 조금 덜하다니 기쁘다.
이제야 비로소 근재선생시장(近齋先生諡狀)을 정서(淨書)했다.-중습(仲習)이 썼다- 또 별지(別紙)와 서울 박숙도(朴叔道)에게 보내는 편지도 썼다. 다만, 세거인(貰去人)이 누구인지 삯〔貰錢〕과 노자가 얼마인지 몰라서 별지에 써넣지 못했다. 적당히 헤아려 물어서 오늘 안으로 상세히 알려다오. 각처에 보낼 편지는 아직 쓰지 못했으나, 아픈 것이 오늘 혹 나으면 오늘내일 쓸 것이다. 누구를 막론하고 반드시 정말 착실한 사람을 구하여 보내야 된다.
임백(任白)의 송사(訟事)가 나하고 무슨 관계가 있느냐? 단지 공적인 일일 뿐이다. 그러니, 남에게 이야기하여 남의 의혹을 살 필요는 없다. 백매수(白邁修)도 와서 만나고 갔는데, 참봉 백주진(白周鎭)을 따른다고 하더라.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약방문이 없으니, 이상스럽다. 이것도 적어 보내라. 단지 의서(醫書)에 기재되어 있는 것뿐이냐?
네 형은 평리(坪里)에 가서 안 왔다.
나머지 사연은 이만 줄인다.
5월 25일 아버지
내일 이른 밥을 먹고 아버지 산소에 성묘하러 가려고 한다.(탈초, 번역: 하영휘)
※ 소동(小僮) : 어린 사내 종. 동복(僮僕).
근재선생시장(近齋先生諡狀) : 근재는 박윤원(朴胤源, 1734~1799)의 호이고, 시장은 대신이나 학자에게 시호(諡號)를 내릴 때 참고할 수 있도록 그 인물의 평생 업적을 기록한 글을 말한다.
별지(別紙) : 다른 종이에 써서 본래의 글과 동봉하는 글. 여기서는 시장에 동봉하는 글을 말한다.
세거인(貰去人) : 삯을 받고 심부름 가는 사람. 다음 편지의 전인(專人)을 말한다.
임백(任白)의 송사(訟事) : 임씨와 백씨의 송사. 산소 문제로 얽힌 시비, 즉 산송(山訟)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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