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살림』은 미군정청보건후생부 부녀국에서 1947년 2월에 창간한 기관지인데, 내용은 차치하고 (2호의 경우) 제호 아래 ‘(가정잡지)’라 쓰여 있어 여성잡지로 보기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발행인은 부녀국장 고황경(高凰京)이고, 편집국에서 편집을 맡았다. 46배판 판형에 특집 내지 특대호를 제외하고는 매호 50여 면으로 발행되었다.
미군정하 국가기관에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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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살림』은 미군정청보건후생부 부녀국에서 1947년 2월에 창간한 기관지인데, 내용은 차치하고 (2호의 경우) 제호 아래 ‘(가정잡지)’라 쓰여 있어 여성잡지로 보기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발행인은 부녀국장 고황경(高凰京)이고, 편집국에서 편집을 맡았다. 46배판 판형에 특집 내지 특대호를 제외하고는 매호 50여 면으로 발행되었다.
미군정하 국가기관에서 발행했기 때문에 잡지의 성격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데 일반적인 여성잡지의 내용과 구별되는 차이가 몇 가지 있다. 하나는 기독교 관련 인사의 글이 적지 않다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학계인사의 글이 또한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발행인인 고황경과 관련 깊은 것으로 보이는데, 고황경은 1906년생으로 경성여고보를 마치고 일본 동지사대학을 거쳐 미국 미시간주립대학에서 사회학 박사과정을 거친 후 1937년 철학박사를 받고 귀국하여 이화여전 교수로 1944년까지 재직하였다. 고황경의 이러한 이력과 친기독교적 성향 등이 합쳐져서 김재준, 강원룡, 한경직 등 기독교 인사와 고봉경(이전음악과 교수, 친언니)은 물론 김메리, 현제명, 김성태 등의 음악인 그리고 신사훈, 장면 등의 글이 실릴 수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1947년 3월에 나온 2호의 경우 필자명이 제시된 26꼭지의 글 가운데 외국인의 글이 11꼭지를 차지하는 등 군정청 예하 기관지로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국가기관에서 발행되었으면서도 정기적인 발행이 불가능하여 발행일자가 매우 불규칙하였는데, 1948년 8월 남한의 단독정부가 수립된 후인 1948년 12월에 나온 제2권 5호부터 발행소가 중앙정부사회부부녀국으로 바뀐 후 1949년 5월에 나온 제4권 2호 판권지를 보면 편집겸발행소가 부녀국생활계로, 발행인은 박승호(朴承浩)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잡지의 내용을 크게 구분해보면, 부녀들을 위한 교육강좌로 고황경이 사회학강좌를 연재하였으며, 신영철 선생이 한글강좌 그밖에 음악, 미술 등 예술에 관한 글과 과학의 소개가 눈에 띈다. 그리고 여성잡지의 기본 내용이라 할 수 있는 위생, 의복, 음식 등에 관한 글들이 당연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른 잡지에 비해 차이가 있다면 주로 군정청시기에 남녀공학이나 여성참정권 등을 통하여 민주주의를 계몽하는 글들이라 하겠다. (해제: 오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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